[퍼온글] 아시아 최대 갑부 리카싱 `최소 6조원 자선단체 기부

경제/경영/처세 2007. 1. 13. 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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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기업인 중 가장 재산이 많은 홍콩의 리카싱(李嘉誠.78) 청쿵(長江)그룹 회장이 재산의 3분의 1 이상을 자선단체에 기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리 회장은 24일 그룹 계열사인 청쿵 실업과 허치슨 왐포아의 상반기 실적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최종적으로 재산의 3분의 1 이상을 '리카싱 재단'에 기부할 생각"이라고 말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보도했다. 리 회장은 "언젠가 정신이 희미해지면 은퇴하는 대신 재단에서 일하며 자선사업을 할 것"이라고 밝히면서도 "아직은 정신이 또렷하다"고 덧붙였다.

미국 경제전문 잡지 포브스는 3월 리 회장을 '세계 10위 부자'로 선정하면서 그의 재산을 188억 달러(약 18조원)로 추정했다. 이를 바탕으로 계산하면 리 회장이 기부하게 될 액수는 63억 달러(약 6조원) 정도다.

하지만 홍콩 언론은 "리 회장이 한때 자기 소유 재산을 청쿵 실업의 자산가치(시가 257억 달러)와 비슷할 것으로 추산한 적이 있다"며 "이 때문에 기부금액이 86억 달러(약 8조원)쯤 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이날 리 회장은 "마음속에 항상 기부에 대한 생각을 품고 지낸다"며 "두 아들과 리카싱 재단, 이렇게 셋에 동등한 비율로 재산을 남겨주고 싶다"고 했다. 리 회장에겐 큰아들 쩌쥐(澤鉅.영어 이름 빅터.42)와 둘째 아들 쩌카이(澤楷.리처드.40)가 있다. 리 회장이 1980년 설립한 리카싱 재단은 그의 꾸준한 재산 출연으로 현재 운용 자산 규모가 80억 홍콩달러(약 1조원)에 이른다. 재단은 홍콩과 중국에서 주로 교육과 보건의료 사업을 하고 있다.

그는 천문학적인 재산을 가진 갑부이면서 가진 것을 사회와 나누는 데 인색하지 않았다. 81년 거액의 기부금을 내 고향 근처에 대학을 세우는 데 보탰다. 2004년 남아시아 지진해일(쓰나미) 참사 때는 300만 달러(약 29억원)를 기부했다.

지난해 10억 홍콩달러(약 1200억원)를 홍콩대 의대에 기부하면서 홍콩 재계에 기부 문화 바람을 일으키기도 했다. 리 회장에 이어 부동산 재벌인 헨리 폭이 8억 홍콩달러를, 마카오 도박왕 스탠리 호가 5억 홍콩달러를 대학에 기부했다.

외신들은 워런 버핏과 빌 게이츠의 자선 행렬에 이은 리카싱의 기부 선언으로 아시아에서도 억만장자들이 기부 바람을 일으킬지 주목하고 있다.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은 6월 재산의 85%인 370억 달러(약 37조원)를 자선 재단에 내놓기로 했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회장은 500억 달러 재산 중 가족들 몫으로 1000만 달러만 남기고 나머지 재산을 모두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여러 차례 공언했다.



박현영 기자

값싼 옷 즐겨 입는 "검소한 회장님"

◆ 리카싱=중국 광둥성에서 태어나 어린 나이에 부친을 여의고 생활 전선에 뛰어들었다. 일본이 중국을 침략하자 12세 때인 1940년 홍콩으로 피란해 찻집과 공장에서 허드렛일을 하고 시계 가게와 철물점에서 점원으로 일했다. 21세가 되던 49년 청쿵 플라스틱 공장을 세워 플라스틱 꽃으로 세계 시장을 장악, 큰 돈을 모았다. 그 뒤 부동산업에 뛰어들어 거액을 벌었으며 전력.항만.유통.정보기술(IT).금융.건설 등으로 사업을 다각화했다. "홍콩에서 쓰는 1홍콩달러(약 124원)마다 5센트(6원)는 리카싱의 주머니로 들어간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그럼에도 값싼 옷과 신발을 애용하며 플라스틱 시계를 주로 차는 등 검소하기로 소문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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